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한국자주인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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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내 훗날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수천 수만의
목줄을 기어이 따버렸다는
째진 눈의 살쾡이.
마을로 내려오자
보리 석 되
해진 이불,
다들 보따리를 싸맸다.
두더쥐가 뵈지 않는 눈 치켜떴다.
앉았거나 서 있거나
살만큼 살았으니 싸워보리다.
두 손 모은
걱정 반 기대 반
십시일반으로 보리 자루 채워지자,
승냥이가 곧바로 낚아챘다.
살쾡이와 대적하려면
낮눈 어두운 두더쥐는 빠지시오.
벌써 승냥이의 주둥이가
보리 자루에 처박혔다.
웅성거리는 주민 앞에
안경 낀 노루.
원래 승냥이는 승냥이일 뿐이지.
모두 떠난 뒤,
흙탕물 가득 괸 마을 공터에서
살쾡이와 승냥이가
피칠갑을 하며 날뛰었다.
한참 뒤
벼락 내리고 천둥 번개 치자
비린내 나는 몸뚱이
모두 스러졌다.
몇 번의
해가 지고 달이 뜬 다음
새로 들어선 마을 회관.
떠난 이들
다시 모였을 때,
살쾡이와 승냥이에 관해
아무도 묻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