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동그라미로 웃는 자전거

김영천
2025-03-27

 


< 동그라미로 웃는 자전거 >


 


김 영 천(金永千)

 

짐 칸에 순두부 안고

달려가는 자전거.


적당히 간이 밴 

순두부 한 사발이면

어디든 굴러 가서

푸지게 눕는 자전거.

 

동그라미로 살아온 

내력처럼,

바퀴에 바람 빠져

고물상 뒤꼍에서.


앞바퀴 뒷바퀴 

제각각 구르고

바퀴살 부러져

아이들 굴렁쇠로 굴러도

끝끝내 웃을 자전거.

 

어디, 

자전거보다

느린 생활이 있으랴.


빨간 불 무시하고

냅다 치달리는 

피자집 오토바이.

횡단보도에 

굳이 배 깔고 누워

하품하는 시내버스.


자전거와 

견줄 생각이나 하겠느냐.

 

돌아오는 길

막걸리 한잔 걸치고

흥얼거리는 자전거.

그렇지,

늙은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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