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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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른 하늘에 뼈끼리 >
김 영 천(金永千)
녹슨 다리 난간에
호롱불처럼 걸어 놓은
먼지 낀 날들.
귀퉁이 깨진 채
뿌옇게 흔들렸다.
낡은 허리띠에
매어 두었던
뒤뚱거리는 일상이
숨 몰아쉬며 헐떡거렸다.
마른 행주를 쥐어 짜듯
경작한
하루 하루는
한 줌의 소출도 여의치 않았다.
온종일
참새 떼 쫓으며
걷어 온 밥 주발,
뚜껑은 열리지 않았다.
겨우내
몇 움큼인가 뿌렸던
산삼 씨앗을
까치가 죄다 쪼았다.
어깨에 매달린
성긴 바람에서,
싹도 틔우지 못한
벌레 먹은 감자가
쪼그라들었다.
꽃 피우지 못한
썩은 나뭇등걸들이
마른 하늘 바라보며
뼈끼리 부딪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