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얼룩말이 갈기 세울 때

김영천
2025-03-27

 


< 얼룩말이 갈기 세울 때 >


 


김 영 천(金永千)

 

상처난 얼룩말의 앞발에

피가 흐르듯,

선홍색 딸기가 짓물러 갔다.


탁자 위 

김 빠진 맥주 병

넋 놓고 바라본다.

 

발굽 닳은 얼룩말.

찟어진 상처를 

혀로 핥는데,

갈기 곧추세워도

부은 발목이 무겁다.

 

병 뚜껑 열린 

맥주는

절반만 남았다.


꿀벌 한 마리

흘러내린 맥주에 빠져

허우적댔다.

한껏 취해서

천장에 부딪히며 윙윙거렸다.


꼬리에 힘 준 

얼룩말이

딸기를 한 입 가득 물었다.


이제 달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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