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크레용이 그린 거룻배

김영천
2025-03-27

 


< 크레용이 그린 거룻배 >


 


김 영 천(金永千)

 

달력 뒷장에 그리던

커다란 바다에

크레용 하나가 빠졌다.

 

미처 그리지 못한 

거룻배에서

구명정이 내려지고,

인원 초과.

누군가 한 명은 남아야 했다.

 

서로 남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크레용을 잃어버린 그가

정강이까지 바지 걷고서

끝까지 우겼다.

 

모두들 잘 가라.

부디 잘 가라.

 

솜사탕 같은 구름

자꾸만 쿨럭이는데,

녹색 크레용이

돗대 없는 

거룻배로 헤엄쳐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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