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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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 뜨면 박차를 가할게요 >
김 영 천(金永千)
풀 한 포기 없는
자갈밭인데요.
쓰러진 말의 잔등에
하얀 소금 맺히면서
땀방울이 떨어집니다.
콧구멍에서는
붉은 피가
눈물처럼 흐르고
가뿐 숨만 내쉬네요.
바람 가득한
들판을 넘나들며
밤새도록 달려왔대요.
발굽에 박은
편자 벗기며
목덜미를 쓰다듬었더니,
민들레 더덕 도라지가
후두둑 쏟아집니다.
어느새
신림 사거리 전철역
오번 출구 할머닌
쪼그리고 앉아
두런 두런 다듬고 있고요.
지나가던 생활 둘이서
달래 냉이 곰취는
언제 나오느냐고 물어봅니다.
이제 허기진 말에게
여물 먹일 시간이네요.
해 뜨면
다시 박차를 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