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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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에서 토끼를 만났는데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달에 사는
토끼와 교신한 다음,
주머니 속
초록색 지폐를
조개껍데기로 모두 바꿨다.
어릴 적
형과 나눠 먹던
보리 건빵을
빗살무늬토기에 담았다.
물고기 뼈에
자두알과 살구알 꿰어
노릿하게 구운 다음,
길 잃은 노루에게 먹였다.
뿔 잡고 올라타
일주일 동안
달에 다녀 왔다.
절구공이 부러뜨린
토끼.
계수나무 가지 입에 문 채
고민하고 있었다.
조용하던 지구가
왜 이리 시끄럽냐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괜찮다고 일렀지만
지구는
밤낮으로
제 몸무게 못 이겨 버거워 했다.
자면서도
열이 끓어
끊임없이 헛소리를 해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