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수취인 부재 - 지구인 응답하라

김영천
2025-01-01



< 수취인 부재 - 지구인 응답하라 >


 


김 영 천(金永千)


새벽부터

눈 부릅뜨며 살펴본 것은,

녹슨 신문 윤전기에서 꿈틀대는

피난민과 향유고래 떼의

이동 경로였다.

 

해파리의 공격에

고래는

먼 바다로 밀려 나갔고,

마침내

태양의 한쪽 모서리로

망명을 신청해 놓았다.

 

핵폭발로

지축이 흔들려

모두들 정신을 잃었다.


태양의 흑점에 설치한

임시 대피소.

팔레스티나와 아프리카 쪽에서

긴급 피난 온 사람으로 가득차

고래의 이주는 늦어졌다.

 

태양계의

여러 혹성에서

오후부터

수취인 부재의 무선이 밀려왔다.


지구인 응답하라,

지구인 응답하라.

태양계 차원에서

지구의 소멸을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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