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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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리산 회맹(就利山 會盟) >
김 영 천(金永千)
그들이
백마의 피로
온 몸을 씻을 때,
가지 부러진
소나무가 솔방울을 떨어뜨렸다.
당 황제는
삼한의 어지러움을 평정하고
널리 덕을 베풀어
세상의 질서를 바로잡는도다.
웅진도독 부여융은
백제 선왕의 제사에
향불이 끊어지지 않게 하라.
계림도독
신라 문무왕에게 이르나니
부여융을 예로써 거두라.
당 태종이 보낸
유인원
신라 문무왕
백제 왕자 부여융.
하늘과 땅에
아홉 번 절하고
천년 백제를
취리산
그 소나무 발치 아래 묻었다.
지워진 나라의
백성들은
비릿한 세상을
불 질렀다.
눈과 귀
모두 파내고
허물만 남은
목숨마저
까마귀 나는 들판에 버려두었다.
아무도
아무것도 없었다.
억겁의 세월 속으로
부러진 용의 뿔과
금 간 여의주가
검게 아주 검게 잠겼다.
훗날
불가사의 무량대수
은하수 별빛
아스라하게 먼 훗날.
백제금동대향로를
입에 문 용.
다시
백마강을 거슬러
짓푸른 하늘로 날아오를 때,
산 정수리에
소나무 한 그루
오롯이 휘황하겠다.
* 취리산 회맹(就利山 會盟) - 서기 665년 8월.
당 태종이 보낸 유인원 신라 문무왕 백제 왕자 부여융이,
취리산에 모여 백마의 피를 나눠 마시고 맹약문(盟約文)을 읽음.
당에 복속하며, 계림도독부인 신라와 웅진도독부로 명명된 옛 백제가 화친한다는 내용.
취리산은 현재 충남 공주시 연미산으로 추정.
* 백제금동대향로 - 1993년 12월 12일 충남 부여 능산리 고분군 근처 백제 왕실 사찰 터에서 발굴.
발굴 당시부터 뛰어난 조형미와 예술성으로 주목 받아, 백제문화의 상징물로서 특별한 위치를 점함.
* 백마강(白馬江) -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인 충남 부여 부근의 금강을 일컫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