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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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팽이가 이고 가는 집 >
김 영 천(金永千)
달팽이가
내 손등에 오르며
오후 세 시의
가느다란 햇빛을 따고 있었다.
사철나무 위
얹혔던 눈뭉치가
푸른색 고드름으로 맺힌
일월의 마지막 날.
달팽이가
이고 가는 집에는
작은 햇빛들이 가득했고
더듬이에 제비꽃 열매가 매달렸다.
손목 근처에다
제비꽃 열매를 심은 다음
달팽이는
햇빛을 뿌려 주고 떠났다.
제비꽃 필 때
다시 올게.
목구멍 파고드는 바람이
아직은 쓰라렸다.
목도리 두른
사철나무가 콜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