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한국자주인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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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뿌리 내린 자전거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두 바퀴 튼실한
녹색 자전거 하나.
은행나무 밑동 옆
누런 흙을 비집고
뿌리 내렸다지.
소문에 의하면
지하 백 미터쯤이라는데.
그 정도 깊이라니
핵 탄두에도 견뎌낼 듯.
왜 달리지 않느냐고 물어도
묵묵부답.
노을 너머로
별들이 얼굴 내밀자,
고개 숙이고
비로소 입을 열더군.
차마 달릴 수 없었어요.
세상이 누렇고 어지러워
차라리 서 있으려고요.
고개 끄덕였지만
시끄럽고 현기증 나서
말을 잇지 못했거든.
나 또한 주저앉아
지하 천 미터가량
아니,
더 깊이 파 내려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