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이제 플라타너스 그루터기에

김영천
2026-01-18



< 이제 플라타너스 그루터기에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길가 보도블록 사이

플라타너스 그루터기,

언젠가부터 내려앉은 버섯 무리.


숨 가쁜 생활들이 밀려왔다가

꼬리만 남기고 간

신림동 주택은행.

 

은행 간판 내려질 때

마지막 밤을 함께 보낸

플라타너스.

그루터기로 남았는데.

 

술 한잔 걸친 아버지는

갈라진 가지에

누추를 걸어두고,

신림천 다리 건너

밤골 언덕에 올랐다지.

 

이제

그루터기의 목이버섯

오가는 하루를 만지작거리며

회색빛 세월도 새겨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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