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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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리 맞은 고추 내음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창틈으로 밀려오는 안개와
방안의 수증기가 맞섰다고.
오늘 새벽
공기는 맵싸했고
부엌 언저리에 자리잡은
홍시가 달착지근했는데.
안개에서 묻어나온
텃밭의 서리맞은 고추 내음,
매캐하게 일렁이다
툇마루에 주저앉았다니.
할아버지 목침 옆
생강 서너 쪽과 붉은 대추알이
안방의 공기 덥혔을.
석양이 손 흔든
저녁 무렵이었다고.
희미하게 번지던
문풍지의 그림자가
오늘 밤 제사상에 드리워진 걸.
한 번도 뵌 적 없는
증조할아버지,
지난 계절 평안하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