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어쩌면 그 낡은 중절모

김영천
2026-01-15



< 어쩌면 그 낡은 중절모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눈썹 시리게 

바람 부는 날,

김 설설 나는 호빵 세 개.


중절모자가

하얀 비닐봉지에 담았다.

바지 주머니에서

건빵 한 줌이 달그락거렸다.

 

노인장,

어디로 가시는 게요.

 

아흔아홉 계단 올라

용(龍)에게 주려는 선물이오.

이를테면

승천(昇天) 기념물이지.

 

힘들이지 않고

뛰어오른 그가,

백 번째 계단에

호빵 하나와

건빵 아홉 개를 놓아두고 사라졌다.

 

지금까지

용오름 일었다는

소문이 들리지 않았다.

 

호빵에서

아직도 김은 난다고.

어쩌면

그 낡은 중절모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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