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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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그 낡은 중절모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눈썹 시리게
바람 부는 날,
김 설설 나는 호빵 세 개.
중절모자가
하얀 비닐봉지에 담았다.
바지 주머니에서
건빵 한 줌이 달그락거렸다.
노인장,
어디로 가시는 게요.
아흔아홉 계단 올라
용(龍)에게 주려는 선물이오.
이를테면
승천(昇天) 기념물이지.
힘들이지 않고
뛰어오른 그가,
백 번째 계단에
호빵 하나와
건빵 아홉 개를 놓아두고 사라졌다.
지금까지
용오름 일었다는
소문이 들리지 않았다.
호빵에서
아직도 김은 난다고.
어쩌면
그 낡은 중절모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