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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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차는 오지 않았다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초승달이 창백하게 얼어붙은
새벽 네 시,
첫차는 움직이지 않았는데.
해진 가죽 구두가
버스문을 열다
급기야
구두 뒤축이 벌어졌는걸.
구두굽 틈에서
어제 점심
빵 부스러기와
삼각김밥 영수증이 흘러나왔지.
함께 어깨 모으던
검정 운동화도 힘쓰다
끈까지 풀렸다고.
구인 광고 전단지가
운동화 끈에서 나폴거리더군.
한겨울 새벽 거리 쓸던
대빗자루,
주먹 불끈 쥐고
팔 걷어올렸다는.
모두 올라타시오.
한두 끼니로 견디는
생활들 죄다 태워 날아가리다.
웅성거리며
모두 매달렸다나.
한참 빗자루가
빌딩 숲을 헤치며 솟구쳤다지.
현수막이 저 아래
낮은 구름 사이로 펼쳐졌으니.
오늘
새벽 첫차부터
무제한 파업 개시,
함께 사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