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창틀 위에 놓인 방명록

김영천
2026-01-13



< 창틀 위에 놓인 방명록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똑똑 현관문 두드리며

그동안 안녕하셨는지요.

순간 창틀에서

인기척을 느꼈으나

이어진 흔적은 없었다.

 

방 안쪽에서는

목화 솜에 둘러쌓인 

모과 향기.

무겁게 콜록거렸고,

주사위 하나가 연방 굴렀다.

 

누군가 숫자 세며

기억을 꼼지락거릴 터.

주어진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아

지구가 닳아

태양의 그림자로 나폴거릴 때까지.

 

이번에는

문을 힘껏 밀쳤는데

또 다른 문이

금줄 실실하게 드리웠다.

 

미소 환하게 뒤섞일

외부인 출입금지,

모과청 잘 익으면 나눠드리지요.

창틀 위에

방명록이 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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