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하얀 치자꽃 금빛 열매

김영천
2026-01-11



< 하얀 치자꽃 금빛 열매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지하 백 미터

커다란 암반 아래

별빛 한 조각 모아두었다지.

 

그 빛은

때가 되면

불이 되었다가 물로 변하고

이윽고 사람이 되기도.

 

언제일지 뚜렷하지는 않아,

무량대수 억겁의 시간이

가오리연 꼬리에 매달린

다음일 터.

 

우주의 어느 귀퉁이에서

먼지 한 조각으로 흩날리던

검은 빛이었음을.

 

빛의 갈비뼈에는

하얀 치자 꽃봉오리.

지난 생의 한복판에서

동그랗게 걸어나와 웃고 있다고.

 

다음 생 열리는 입구에서,

꽃잎 모아

찰진 치자로

금빛 단단하게 묶어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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