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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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명, 이 겨울 신림천 고니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삶의 그림자가
뒤뚱거리고 뒤집혀 흔들릴 때,
남쪽 하늘로 날아가다
잠시 날개 접은
고니 한 마리 다가올지.
희고 푸른 날개 어디쯤에
달착지근한 삐비 한 줌
칭칭 감아 매달고 있을 듯.
혹시 삐비 근처
으름덩굴 가만히 살피면
보라색 열매가 입 벌릴 텐데.
까만 씨앗
한참 동안 세어 보니
크림빵 하나에 포근했던 날
한 번 더 기억날지 몰라.
신림천을 배회하던 혁명,
근거 없이
도림천이나 별빛내린천으로
원적 바꾼 세월 동안
입술 터지고 두 눈 핏발 섰다는.
다시금 주먹 쥐며
잃어버린 족보
신림천 거슬러 밤골에서
고니 부리에 얹어 놓으리니.
혹시나 청둥오리일지라도
한 번 고니는
은하수 오작교 이편부터 저쪽 끝까지
새하얗게 헤엄칠 백조라고.
밤골 시냇가
깃털 다듬던 오리,
날개 커다란 고니였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