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색연필로 지은 통나무집

김영천
2025-12-16



< 색연필로 지은 통나무집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통나무집 속에 자리잡은

자작나무의 온도는 얼마쯤일까.

 

색연필로 그린

작은 집 거실,

차가버섯을 어깨에 둘러맨

자작나무가

세 들어 살고 있었다.

 

집주인이

월세를 독촉하자

나무는 버섯 하나 건네며

잔뜩 열이 올랐다.

 

여지껏

밀린 적 없다가

연말 되어 지출 초과된

그 나무.

 

시베리아 호랑이와도

꽤나 친하게 지냈다는데,

멀리 이주하니

텃새에 몸살을 앓았다.

 

밤새 잠들지 못한

자작나무.

새벽에 일어나

껍질 벗어 군불 지폈다.

 

한참 뒤에

굴뚝 연기 오르면

아랫목 윗목 절절 끓을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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