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한국자주인연맹
(08793) 서울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956, 302호 | 1956, Nambusunhwan-ro, Gwanak-gu, Seoul, Republic of Korea
TEL : 02-838-5296 | 관리자메일 : kaone@kaone.co.kr
COPYRIGHT ⓒ Danju Yurim Memorial Foundation.
ALL RIGHTS RESERVED. DESIGNED BY [ENOUGHM]
한국자주인연맹 (08793) 서울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956, 302호 | 1956, Nambusunhwan-ro, Gwanak-gu, Seoul, Republic of Korea
TEL : 02-838-5296 | 관리자메일 : kaone@kaone.co.kr
COPYRIGHT ⓒ Danju Yurim Memorial Foundation. ALL RIGHTS RESERVED. DESIGNED BY [ENOUGHM]
< 장작불씨 몇 개의 설경(雪景)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지난밤부터
눈 속에 파묻힌 세상이
가끔씩 꼼지락거렸다.
옆집과 앞집이
새끼줄로 이어졌고
고양이 울음이 희미하게 새어나왔다.
개 짖는 소리가
한참이나 들리도록
인기척은 따로 없었다.
부뚜막으로 밀려온 눈이
가마솥에 올라탈 때까지
밤새 쟁여 놓은
장작불씨 몇 개가 깜빡였다.
찬장 옆 왕겨더미에서
홍시는 빨갛게 익어갔고
동치미와 고구마가
칠 벗겨진 소반에 올려졌다.
댓잎이 무리 지어
눈 덮힌 지붕을 쓸어대자
탱자나무 울타리에 내려앉은
참새 두 마리.
샛노란 탱자가 흔들렸다.
마을 아이들이 꾸물거리며
빗자루를 들었지만
여전히 길은 뵈지 않고,
눈사람 혼자 하얗게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