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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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밤 천년 설화의 눈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수은등 불빛 안고
미끄러지며 내리는 눈.
흰 눈이 드리운 그림자에서
휘파람 일자,
윷판 모서리 따라
천마 세 마리가 뛰어놀았다.
자작나무 수피에 그린
말의 주행 거리는
영하 삼십 도.
얼음의 두께가 단단했고
정과 끌로 새겨놓은
지난 계절의 수확량이 꿈틀거렸다.
밤나무 밑동에 올려놓은
다람쥐의 아람 한 되.
애초 약정에 턱없이 모자랐다.
벌써 말갈기가 뜨거워졌으니.
말의 호흡이
밤새 치솟기 전에
미달된 함량을 채워야 했다.
휘파람이 들려준 비책은,
배롱나무 몸통에
천마도를 투각하고
우물 속
한여름 태양에 올려놓기.
새벽 네 시의 하늘로
다시 오르는 눈.
온 세상 구석구석
새알심 가득한 단팥죽.
천년 설화에서 김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