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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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짓날 라쿤의 항변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동짓날
길게 늘어진 밤,
꼬리에 매달고 오던
라쿤 한 마리.
동네 무인 편의점에 들러
맥주를 마셨다나.
장부에 외상 걸어놓고
거푸 들이켰는데.
지친 몸에
알콜까지 들어가자,
보름달이 자꾸 앞발 위로 내려앉고
급기야 지구도 따라 왔다고.
일행이 늘어나
잠시 쉬어가기로 한 라쿤.
편의점 탁자에서 졸다가
아예 이불 깔고 잠들었다지.
다음 날
라쿤의 절도 행각이
일간지 첫머리를 장식했다는.
올해 들어
할당된 일이 너무 많다며,
부당한 취조에
결코 응하지 않겠다는군.
* 라쿤 - 아메리카 너구리과 포유류 동물. 미국 너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