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오늘 밤 거미줄이 낚으려는

김영천
2025-12-23



< 오늘 밤 거미줄이 낚으려는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벨벳모자에 드리워진

불투명 거미줄,

몇 톤의 무게 견디고

세상을 낚으려나.

 

줄의 탄성은 무한대.

몸부림치며 탈출하는 대마는

아직 미생(未生)인데,

거미의

오늘 밤 목표는

노랗게 익은 보름달 귀퉁이.

 

모자가 버겁다고 소리친

달의 순도는 샛노랑.

 

노랑이 허리께로 조여오자,

모자 쓴 마네킹이

기지개 켜고

누운 곳은

수은등 아래 나무의자.

 

늘어졌던 거미줄이

다시 팽팽하게 흔들렸고

보름달도

여전히 허공에 매달렸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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