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함께 하는 점심 칼국수

김영천
2025-12-22



< 함께 하는 점심 칼국수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이그러진 세월

찰지게 갈무리한

아람들이 모였는데.

 

혁명을 등에 지고

밤골 약수터에서

잠시 숨 고르는 중.

 

이럴 때면

감자 호박잎 푸지게 넣고

칼국수 끊인 다음

모름지기 칼칼하게.

 

소주와 막걸리도

반드시 한자리 차지한 뒤,

흘러내린 스무 살의

걸쭉한 황토물을 길어내는 것.

 

어머니의 사뿐한 걸음을 이고

싱싱한 배추 겉저리가

대나무 광주리에 담겼다는걸.

 

쟁쟁한 점심이

칼국수 그릇마다 융숭하게

넘실대는 초록빛

밤골 아람으로.

 

 


* 밤골 – 서울 관악구 신림동 산 76번지 철거민촌.

              원래 밤나무가 자생하던 자연부락.

              2025년 12월 현재 철거되어 녹지 조성.

              약수터와 소년단이라 불리던 보이스카웃 야영장 건축물은 흔적이 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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