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고양이 발자국 사방치기

김영천
2025-12-20



< 고양이 발자국 사방치기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겨울비 내리는데

고양이 발자국에서

동그라미 세모 네모가 모여

사방치기를 했다.

 

온 힘 다해

서로 부딪히면

자세 흐트러진 편이

발자국 밖으로 튕겨 나갔다.

 

셋 중에

동그라미가 가장 불리했지만

무게중심 낮추면

비틀거리다 곧잘 일어날 수 있었다.


어딘가에서

종이학이 날아와

날개 퍼덕였다.

부채살로 퍼지는

학 울음,

사방치기의 심판을 자처했다.


어느새

비는 함박눈으로 바뀌었다.

네모 세모 동그라미가

종목 바꿔

눈썰매로 갈아탔다.

 

시누대밭에서 감나무까지

겨울이 하얗게 내려앉았다.

눈 맞으며

기지개 켜는 고양이가

제 발자국 찾아 어슬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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