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구멍 숭숭난 가슴도

김영천
2026-01-08



< 구멍 숭숭난 가슴도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막차 끊긴

버스 정거장,

포장마차 진열장에서

어묵이 손님을 맞았다.

 

건너편에는

삶은 계란과 떡볶기 토스트도

기지개 켜며 한자리 차지했다.

 

어묵이 그려내는

몽글몽글 김,

솜털로 귀마개하고

겨울 한복판

밤하늘을 향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한파주의보래요.

어서

난로 옆으로 오세요.

 

주인 아주머니가

연신 손짓했고,

그때마다

새벽 한 시의 바람은

무표정하게 펄럭였다.

 

천막 두른 포장마차가

오늘은

두 겹으로 껴입은 채

철야 대기 중.

 

완장 두른 소주병이

천연덕스럽게

한쪽 눈 찡끗하며

좌장을 맡았다.

 

손발 시린 이 

모두 오세요.

구멍 숭숭난 가슴도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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