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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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꾸로 선 외발 자전거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놀이터에서 만난
검은 고양이와
제기차기했는데요.
늘 하던 동작이라
눈 감고도 이겼지만
고양이가 이의 제기하더군요.
원래 자리에서
한참 벗어났다나요.
규정에는 없어도
눈 뜨고 다시 시합했지요.
골목길이 자꾸 휘어지고
익숙한 전봇대가
멀리 옮겨가는걸요.
라일락 보라색 향기
갸름한 화단에,
외발 자전거가 거꾸로 섰어요.
분명히 제자리였는데
세상이 자꾸 미끄러져 가네요.
나의 발자국에
고양이 울음이 더해지고
놀이터 나무의자 틈새로
어둠 한가득 내려앉았거든요.
어느새
고양이는 뵈지 않고
은행나무 위 까치집에
삼삼하게 불이 켜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