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겨울철 입산 금지

김영천
2026-01-05



< 겨울철 입산 금지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숲이 뭉개져

흐릿한 산은

더욱 희뿌연 계곡을 만들었다.

 

눈발 흩날린 산 위로

해가 떠오르다 지칠 즈음,

산의 가장자리에서

먹이 찾던 노루 한 마리.


비명 지르는

노루의 발목에

건초더미 사이

숨겨진 덫이 채였다.

 

노루의 거친 숨이

산 전체를 휘감았다.

날카로운 노루의 비명에

산의 허리가 부풀어 올랐다.

 

제 품에 깃든

생명을 잃은 다음부터

산도 끊임없이 앓았다.

 

가끔 눈사태가 났고

겨울철 입산 금지,

안내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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