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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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 땅 비석으로 견디는 그대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퍼렇게 멍든 하늘 아래,
그대 뼈마디 삭은
이 땅에서
숨죽이며 견디는구나.
작은 비석으로 누운
샛바람.
초록 뭉개진 잔디 사이로
얼어붙은 겨울이 주적거리는데.
그대 싱그런 얼굴
흰 교복 깃,
북극 찬 바다보다
목울대 울리도록 시릴지니.
떠나는 날.
끝내
총알에 찢긴
마지막 편지.
살가운 미소
가슴 저미고,
살아남은 눈동자에
하염없이
피눈물만 괴는구나.
* 진영숙(陳英淑 한성여중 2학년) - 1960년 4월 19일 밤 8시경, 미아리 고개 시위 버스에서 경찰이 쏜 총탄에 맞아 사망.
4.19혁명 희생자 중 유일하게 유서를 남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