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벚꽃 아릿할 밤의 약속

김영천
2026-03-11



< 벚꽃 아릿할 밤의 약속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햇빛 고슬거리는 날

논둑에서

달래 냉이가 미소 짓는데,

벚꽃눈만 꾸물거리더군.

 

벚나무에게 물어봤더니

예금통장 잔액이 부족하다나.

햇빛 가득 모아

이백십 도를 채워야

꽃눈 내밀기로

계약서에는.

 

미리 좀 저축하라며

타박했더니

겨울잠 깊이 들어 몽롱했다네.

열심히 통장 관리하라고

어깨 두드려주었지.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는 그대,

앞으로 한 달쯤 뒤

낙성대 입구

벚나무 아래에서 만나기로.


꼭 시집과

막걸리 한 병도.

벚꽃 아릿할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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