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봄이 가벼울 때는 쑥

김영천
2026-03-09



< 봄이 가벼울 때는 쑥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늘어 붙은

생활의 찌꺼기,

소주병 바닥에 나뒹굴자

전화기 소리가 울리더군.


우선 흐르는 물에

미나리 다듬고

된장 청국장 풀어

고춧가루 듬뿍 끼얹으라는데.

 

덤으로

잠 못 든 세월

서너 토막도

적당히 넣어두고.

봄이 조금 가벼우니

쑥 한 움큼 필요하다나.


밤골 뒷산에 올라

한참이나 헤맸지만,

달래 냉이가 소식 전하더군.

단군신화 곰이

조금 전

모두 뜯어 갔다고.

 

하릴없이

산초나무 근처를 서성이다

돌미나리 한 줌 얻었거든.

내려오다 밤골 시냇가

왕가재와 노닥거렸는걸.

 

호압사 처마에

해가 매달릴 무렵,

잔잔하게 건너오렴.

오늘 밤

소주 한잔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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