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봄날 사선으로 빗금친 그림자

김영천
2026-03-05



< 봄날 사선으로 빗금친 그림자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이제는

대나무 광주리에

햇빛 가득한 날이네요.

짚멍석 모서리에도

다닥다닥 달라붙었거든요.

 

눈에 띄는 생활들

미소 가득하군요.

그래요.

솜사탕 달착지근한 계절이지요.

 

하지만요.

여태껏,

손 시린 그림자는

후미진 골목 응달에서

잔뜩 웅크리고요.

 

온통 짙은 회갈색

고개 떨어뜨린

봄날인걸요.

 

아지랑이

설핏 아롱대지만,

목울대에 꿈틀거리는

남루가 한가득 고였네요.

 

어쩌면

사선으로 빗금친

그림자 하나.

그믐밤

하얗게 뒤척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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