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비료 포대 전복 사고에 관한

김영천
2026-01-29



< 비료 포대 전복 사고에 관한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지난밤 내린 눈으로

온 세상이 야단법석인데,

남현동 까치고개에서

미끄럼판이 벌어졌다는걸.

 

아침 일찍

동백꽃 물고 온 박새가

강감찬 장군에게 부탁했다고.

 

차량 통행을 막아 달라나.

낙성대부터 예술인 마을까지

해가 관악산 연주대에 걸터앉을 때쯤

조건 없이 해제하기로.

 

만세 부르며

미끄럼 타던

장난감 병정과 다람쥐 토끼,

타고 내려가던 비료 포대가 뒤엉켜

전복 사고를 냈다는군.

 

구급차 소리에

경찰 순찰차 온 줄 알고

고개 꼭대기로 달아났다나.

 

다리 절룩이는

장난감 병정,

꼬리털 뭉개진 다람쥐.

 

어깨동무하고

감나무 몸통 뒤편으로 숨었다지.

순시하던 장군이

인형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고.

 

비료 포대에

속도 조절 장치가 없었다는

석간신문 기사,

예리한 분석에

모두들 고개 끄덕이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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