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한국자주인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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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어이 붓꽃으로 환한 세상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정월 대보름달
한뭉텅이 떼어먹고,
새벽이
주섬주섬 다가오는데.
아직도 푸릇푸릇한
속눈썹
여전히 잠 못 들.
금 간
청춘 한복판을
시퍼렇게 날 선
왕죽으로 깁고.
다리 부러진
책상 위에서
혁명을 주억거리는.
남아있던 기억들
죄다 떠나고,
화선지에 뿌옇게 번지는
애써 그린 나라.
눈보라
시꺼멓게 말달려온
한겨울에
맨주먹
홑적삼도 없이.
피 묻은 깃발
흩어진 세월로 부여잡고,
붓꽃으로 환한 세상
기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