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한국자주인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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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푸레나무 그늘 한 삼태기쯤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울퉁불퉁한 세상이
적당히 미끄러진 시간
새벽 두시 삼십 분.
심야버스에서
손에 쥔
흑장미 한 송이가 졸고 있는.
신림 사거리
순대 골목 더운 바람에
한여름이 가불당해,
벌써
에어컨까지 켜졌는걸.
아버지의 합죽선이
책상 위에서
비상대기 중인데.
소집 일시는
아직 미정이거든.
내일부터
뒷산 물푸레나무 아래
고여있는 그늘,
한 삼태기쯤
퍼와야할 것을.
종꽃 향기 하얗게 번진
밤골 약수물도.
오월의 하루가 일렁이는
이 새벽.
아직
눈 감지 못한
일상이 땀 흘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