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만화가게 나무의자의 돌고래

김영천
2026-05-13



< 만화가게 나무의자의 돌고래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찰진 보리건빵을 물고

헤엄치는 상어 한 마리.

흰돌고래가 쫒아오자

물 건너 작은 섬으로 달아났다지.

 

섬 한가운데

흔들리는 그네,

목각인형 둘이서

쑥과 마늘을 태우고 있었는데.

 

상어의 꼬리지느러미 잡아

그네줄로 묶어놓았는걸.

뭍에 마실 물은 모자랐고

쉰내 나는 바람이

섬 주위를 배회했음에.

 

상어의 무뎌진 입은

건빵의 단내 대신

화약 냄새가 질펀했으니.

돌고래의 숨구멍에서

분수처럼 무지개가 떠오른 뒤,

어느새 건빵은

네 조각으로 배분되었다는.

 

화약의 불내에 오염된

조각 하나는

쑥향기로 씻어낸다며.

 

보리건빵에

별사탕이 반짝였는데,

만화가게 나무의자에

돌고래 한 마리가 웃고 있던

밤골의 유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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