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소금물 한 방울의 혁명

김영천
2026-05-11



< 소금물 한 방울의 혁명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무딘 봄날 

창문 열어젖힌 황사가

법전을 깔고 앉았는데.

헌법의 머릿말은 

힘없이 고개 외로 꼬더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정이다.

맨 앞자리의 조항이

엉버티고 

발 굴렸지만, 

누런 황사의 헛기침에 

사레들려 넘어졌다니.

 

활자들이 

모두 일어나 

주먹 쥐며 총궐기했음에.


할머니가

장독대 정화수에

소금 한 줌 내렸는걸.

방울방울 

용솟음친 소금기둥.


이윽고

비틀거리는 헌법 위로

함성 지르며 튀어올랐다고.

누렇게 얼룩진 법전은

소금물로 닦아내야.

기어이 한 방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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