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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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딧불과 빨강 하양 등대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긴 바다 끄트머리에서
별 무리 이고
깜빡이는 등대 둘.
빨강 등대와
하양 등대,
히말라야 산맥보다 큰 파도를
겨드랑이에 끼고
수신호한다고.
올망졸망한 배 서넛.
저마다
물길 흐름대로
왼쪽과 오른쪽으로
방향 잡고 통통거렸는데.
하늘 높이서
보름달 끌고 내려온
반딧불이 급하게 깜빡였는걸.
울퉁불퉁한 바위를
적당히 피해가던 배끼리
심하게 부딪혔다지.
등대의 색깔이
뒤죽박죽
어느 사이에 엉켰음에.
뱃머리 후미 선창 깨지고
성한데 없는 배가,
조난 신호 대신
반딧불만 바라보았다는.
보름달 창창할 때
정가운데로
반딧불 하나가.
활활한 불빛
단단하게
한밤 시꺼먼 바다에서.
* 등대의 빨간 불빛은 배에서 항구를 바라볼 때,
오른쪽에 장애물이 있으니 왼쪽으로 향하라는 유도 신호.
하얀 불빛은 그 반대이고,
빨간 불빛과 하얀 불빛이 나란히 있으면 그 사이로 항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