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물기 마른 등껍질만으로도

김영천
2026-03-16



< 물기 마른 등껍질만으로도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하얗게 깊은 밤

사슴벌레와

장수하늘소는,

다리 부러진

더듬이 떨어져 나간.

 

다리 한 쪽 부여잡고

사슴벌레가

소용돌이치는 개울을

눈물로 건넜다지.

 

깊은 물 건너 

계곡 아래,

혹시

더듬이 잃고

방향 흔들린

장수하늘소를 찾는다며.

 

별빛 달빛

무뎌진 밤.

바람조차 부서져버린.

 

장수하늘소도

물기 마른 등껍질만으로.

기어이

사슴벌레의 흔적을 찾아.

 

오직

핏빛 안간힘으로

둘이는,

마침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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