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숲 속 잔치 그 딱정벌레

김영천
2026-03-13



< 숲 속 잔치 그 딱정벌레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꽤 오랜 시간

참나무 주인 행세를 했던

붉은색 딱정벌레,

숲 속 잔치에

상 받으러 갔다나.

 

메뚜기와 잠자리도

함께 했는데

혼자만

박수받지 못했다고.

 

온 숲을 지분거리며 어슬렁대는.

배 고프면

누구네 부엌이라도

마음대로 훑어간,

북극곰과 한편이라니.

 

원래 딱정벌레도

추운 곳에서

곰과 함께 건들거리며

술래잡기했음을.

 

언젠가

봄바람 타고 날아와

참나무 몸통에

터 잡았는걸.

 

숲에 물길 낼 때

힘센 곰이 제격이라며

추천했었지.

숲의 식구들은

곰 발톱 살펴보고

몸서리쳤다는데.

 

결국

바람 날카로운 날,

북극곰이

샘물을 잠가버렸다고

온 숲이 야단법석이라지.

 

이제 숲에는

물이 모자라

다시 계곡물을 끓여 마신다는.

 

고로쇠물 철철 넘치려면

땀 흘리며

손 마주 잡아야.

무엇보다

눈 맑고

발뒤꿈치 단단하도록.

더듬이 늘 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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