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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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 속 잔치 그 딱정벌레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꽤 오랜 시간
참나무 주인 행세를 했던
붉은색 딱정벌레,
숲 속 잔치에
상 받으러 갔다나.
메뚜기와 잠자리도
함께 했는데
혼자만
박수받지 못했다고.
온 숲을 지분거리며 어슬렁대는.
배 고프면
누구네 부엌이라도
마음대로 훑어간,
북극곰과 한편이라니.
원래 딱정벌레도
추운 곳에서
곰과 함께 건들거리며
술래잡기했음을.
언젠가
봄바람 타고 날아와
참나무 몸통에
터 잡았는걸.
숲에 물길 낼 때
힘센 곰이 제격이라며
추천했었지.
숲의 식구들은
곰 발톱 살펴보고
몸서리쳤다는데.
결국
바람 날카로운 날,
북극곰이
샘물을 잠가버렸다고
온 숲이 야단법석이라지.
이제 숲에는
물이 모자라
다시 계곡물을 끓여 마신다는.
고로쇠물 철철 넘치려면
땀 흘리며
손 마주 잡아야.
무엇보다
눈 맑고
발뒤꿈치 단단하도록.
더듬이 늘 환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