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뼈로 묶은 벼이삭

김영천
2026-02-01



< 뼈로 묶은 벼이삭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별빛 부서져 내린 뒤,

휘황하게 타오르던 불이

조금씩 스러지고

홀홀하도록 뒤척이는 불씨.

 

이제

모두 고개 숙이는 시간.

별 하나가

길게 꼬리를 그었다.

 

이윽고

아버지의 혼령은

허리뼈 풀어

벼 이삭을 다발로 묶었다.

 

두 손 가지런히 모은

아들의 정령.

눈물이 수정 고드름으로 매달렸다.

 

잘 살아내거라.

부디 굶주리지 말고.

건낼 것은

애비의 기름기 빠진

뼈마디.

 

아들은

뼈로 묶은

아버지의 이삭을

머리에 이었다.

 

밤새도록

뿌옇게 번지는 발걸음,

못내 떨어지지 않았다.




* 일본 규슈(九州)섬 미야자키(宮崎)현 미사토(美鄕)정 난고(南鄕)촌 백제마을. 

   1,300년 이상 이어온 백제왕 부자 정가왕과 복지왕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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