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밀짚모자 벗겨진 사람

김영천
2026-01-31



< 밀짚모자 벗겨진 사람 >


 


서송  김영천 (瑞松  金永千)

 

일상이 된

사계절 저기압 지대.

축축하게 늘어진

도시의 하루는 무질근했다고.

 

밀짚모자 쓴 사람들이

아스팔트 길을 걷다

뒤돌아보는 저녁 무렵.

 

아픈 허리 끌며 뒤뚱거릴 때,

탈선한 지하철 대신

고물상에 방치된

군용 트럭이

바퀴도 없이 긴급 투입되었다며.

 

모자 벗겨진 이 

몇몇은

신문을 읽다가

구급차에 실려 갔는데.

혈압이 가파르게 오르고

뒷목까지 뻐근했다는.

 

눌린 모자의 

생명줄이,

편의점 삼각김밥에 매달려

실낱처럼 가늘어졌음에.

 

어쩌면 밀짚모자가

원래 없었는지도 모를.

혹시나

구멍 크게 난 중절모였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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