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그루터기 새순 하나

김영천
2025-08-21



< 그루터기 새순 하나 >


 


김 영 천(金永千)

 

큰 바위 근처

썩고 벌레 먹은

소나무 그루터기.

 

땅속 뿌리도

숨 몰아쉬며 견디고 있다.

 

하늘과 땅이 타 들어간

삼 년 가뭄에

마지막 남은 새순 하나.

시간도 말라

뿌옇게 먼지 올랐다.

 

숲의 모든 나무들이

숨죽이며 지켜보던 소나무,

여러 번 태풍과 벼락으로

허리 꺾였다.

 

아기 손가락만한 새순

혼자서

녹슨 하늘을 지탱하고 있다.

 

기우제 지내며

확보한 시간은

이제 흐릿하게 남았다.

 

용 쓰며 견뎌볼 일이다.

한 방울의 비

눈물 흘리며 맞을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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