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한여름 오후의 동그라미

김영천
2025-08-20



< 한여름 오후의 동그라미 >


 


김 영 천(金永千)

 

버스 위에

구름이 내려앉고

열꽃 몽굴몽굴 피어오르는

한여름 오후.

 

이팝나무에

누군가 얹은 새총,

시장 모퉁이

재건축 공사장에서 뛰어노는

반달곰을 겨눴다.

 

반달곰 다리가 부어올랐고

빨갛게 피도 흘렀다.

함께 뒹굴던

강아지풀과 능소화가

구급차를 불렀다.

 

헌혈의 집

비상벨이 바삐 울렸다.

모자 쓴 할머니가

지하철역까지 나와 팻말 들었다.

AB형 급구.

 

아이스크림 들고 가는

사람들의 표정은 뭉개졌고

발걸음만 빨랐다.

 

보다못한 뭉게구름이

고추잠자리를 불렀다.

꿀벌 나비도

구급상자 들고 날아왔다.

 

한참 뒤

붕대 감은 반달곰,

다리 절룩이며

관악산으로 달아났다.

 

연방

뒤돌아볼 때마다

강아지풀이 손 흔들었다.

능소화는 어깨 들썩였다.

 

경적 울리는 시내버스에

빨강 잠자리가 그려주는

한낮의 동그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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