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가시덤불 지옥, 기어이 일어서길

김영천
2025-08-19



< 가시덤불 지옥, 기어이 일어서길 >


 


김 영 천(金永千)

 

끈적이는 한밤에

다급하게 몰려든 이야기.

제각기 눈물 매달고

주저앉아 하소연인데.

 

일곱 달째 멈춘

콘베이어벨트거든요.

역사상 최고 더위라도

오금이 저려 추운걸요.

정신줄 오래전에 놓았어요.

 

새해 첫날

공장은 빨간 압류딱지.

목구멍에 유리 조각

흘러내릴 피가 없네요.

 

폐업한 옷 가게예요.

잠든 뒤

눈 떠지지 않았으면.

숨 붙어있는지

나도 몰라요.

모든 게 찢어지고 부숴졌어요.

 

신용불량,

정지된 카드인데요.

까맣게 사방 절벽,

더 이상

손 벌릴 곳 없어서

숨 멎기만 기다릴 뿐.

가슴이 먹먹하네요.

 

축축한 사연들 허기졌으니

밀가루 훔쳐

대충 주물렀다고.

수제비 한 그릇씩 먹였다지.

 

사는게

가시덤불 지옥,

누구든 살아남길.

기어이 살아 일어서길.


나도 사흘 물배로 채웠거든.

충혈된 눈 질끈 감고

차도에 뛰어들었지.

버스도 택시도

다들 도망가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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