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한국자주인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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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거울 거꾸로 들고 >
김 영 천(金永千)
썩은 흙탕물
억지로 건넌 뒤
늪에 빠졌는데요.
따로 돌아갈 길은 없고
뒤로 물러설 수도 없네요.
늪에는 악어 떼가 있거든요.
독사와 지네
독거미가 우굴거리네요.
겨우 지나온 진흙 구덩이도
털 숭숭한 멧돼지가
뒹굴며 목욕했고요.
나무며 바위
움직이는 건 죄다 물어뜯었지요.
흙탕에 온통 썩은 내,
숨 쉴 때마다
심장이 조여졌거든요.
팔 다리가 마비되었어요.
진흙탕 앞에서는
능구렁이가 똬리 틀고
혓바닥 널름거렸지요.
살아 있는 것 잡아먹히고
뼈도 추리지 못했어요.
근처에서
피묻히고 어슬렁거리던
하이에나,
한밤에 구렁이에게 감겼거든요.
눅눅한 하늘 아래
들끓는 땅
세상이 온통 뒤집혔네요.
구렁이 허리가
멧돼지 송곳니에 박혔더군요.
그 멧돼지는 악어에 물렸고요.
날이 꽤 상했지만
칼 한 자루는 남았지요.
이제 있는 힘껏
악어의 눈알 이빨 후려쳐야겠어요.
우리 함께,
손거울 거꾸로 들고
한참동안 들여다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