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햇빛이 사라진 그 날

김영천
2025-08-15



< 햇빛이 사라진 그 날 >


 


김 영 천(金永千)

 

한낮 태양이

웃통 벗어던지고

드디어 멱 감은 날,

땀 흘리던 햇빛도

소나무 배롱나무에게 인사했다.

 

늘 푸른색으로

그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다 함께 견뎌냈지요.

 

꽃 피는 여름날입니다.

이렇게 올 걸

누가 생각이나 했을라구요.

 

산들바람 선선하다고

입을 모았다.

 

순간,

천둥 벼락 번개 치고

하늘 꼭대기에서

펄펄 끓는 유황비가 쏟아졌다.

 

아비규환

목울대 훑어내는 비린내,

능구렁이처럼 꿈틀댔다.

 

태양이 쓰러지자

햇빛도 정신 잃고 비틀거렸다.

 

이내

정체 알 수 없는 어둠이

세상을 묶어냈다.

 

아수라 천지

지옥도(地獄圖)가 펼쳐졌다.

피 핥는 야차,

광명천지 낙원이 도래했으니

큰 길 한복판에 모이라고 외쳤다.

 

까마귀 떼가 날았다.

뼈와 살이 흩어지고

하늘 땅을 덮는 시신.


온갖 나무들의 침묵

암흑이 소용돌이쳤다.

 

햇빛을 찾아봅시다.

보름달 너머,

태양도 눈 뜨고 있겠지요.

 

소나무와 배롱나무가

두 손 꼭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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