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한여름 무림(武林) 소식

김영천
2025-08-12



< 한여름 무림(武林) 소식 >


 


김 영 천(金永千)

 

괘종시계 멈춘지 꽤 되었고,

서까래 주저앉아

문짝도 닫히지 앉는군.

 

이따금

더운 바람 혼자 왔다가

두리번거리며 살펴가곤 하는걸.

 

빛바랜 서재에서는

오래된 책들이

저희끼리 돋보기로 활자를 살핀다고.

 

벼루와 붓,

화선지 위에서

제각기 글씨 쓰며

그림도 그리네.

낙관만 멀뚱거리고 구경하더군.

 

칼이며 창이

희미한 햇빛 모아 광내는데.

곤과 봉은 밤새 땀 흘려

관악산 연주대를 올랐다고.

 

천정에 달라붙은 시가

물끄러미 내려다보며 중얼거렸지.

급료는 받고 일하시나.

옆에서 웅크린 소설,

사돈 남의 말 하시는군.

 

머리 싸맨 논문까지

거창하게 한마디 거드네.

한창 더울 때

북풍 한설 떠올려야 군자라나.

 

서재 주인장은

무림 천하제일 정파(正派) 창립,

어깨띠 두르고

어디론가 떠났다는데.

 

밤골 약수터에서

명상 중이라며

신림천 백로가 설핏 흘리네.

 

그나저나 어제 저녁,

까치고개 점령군 대장이

크게 써붙이고 갔다더군.

 

집세 다섯 달째 무소식

조만간 방 빼주시압

남현동 까치 백(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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