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해변가 마을, 사람들은 어디에

김영천
2024-03-18

 


< 해변가 마을, 사람들은 어디에 >




김 영 천(金永千)


비릿한 바람이

온갖 나무들의 뼈만 남은

마을 뒷산에서

새벽부터 눈을 싣고 밀려왔다.

 

배곯은 까마귀들이

고욤나무 가지에서

이따금 푸득거리며 날아올랐다.

 

다리 절룩이는 개가

훵한 눈으로 우두커니 지키는

마을회관.

축사에는 암소 한 마리가

헐떡거리며 마지막 숨을 몰아쉬는데,

송아지는 마른 젖꼭지를 힘없이 물고 있다.

 

눈감은 가축들이 뒹구는

동네 우물가.

비틀거리던 닭이 

피 흘린 채

하얀 눈 위로 쓰러졌고,

빈집 처마 끝에

시꺼먼 고양이 울음소리가 거꾸로 매달려 있다.

 

새해 첫날,

하루 종일 눈보라 부서지는

후쿠시마 해변가.

마을에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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