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의 아나키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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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오는 날 검정 고무신 한 짝 >
김 영 천(金永千)
메주 세 덩이 매달린
처마 밑,
찢어진 바람개비가
누렇게 들뜬 시래기를 말리며
연방 돌았다.
지난 가을
말잠자리가 물고 갔던 헬리콥터는
산등성이를 타고
솔개처럼 날아왔다.
코스모스 꽃잎보다 조금 큰
프로펠러를 돌려대며
붉은 구름과
검은 비를 뿌렸다.
짐 실은 자전거들이
삐걱거리며
둑방길을 마구 달렸고,
맹꽁이들은
쓰러진 버드나무 밑동에서 울어댔다.
살대 부러진
우산을 쓰고
검정 고무신 한 짝이 걸어간다.
비에 젖은 책가방,
책들이 떨면서
꼬옥 부둥켜안고 있다.